Spiritual Writing2(2004-2007)

大 레오의 사순절 설교 묵상-1 "자기를 이기는 것"

Povi-Enuh 2012. 3. 21. 12:22

大 레오의 사순절 설교 묵상-1
"자기를 이기는 것"


친애하는 여러분, 우리의 모든 원수들을 쳐이길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천상의 계명들을 지키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청하고, 또 우리 자신을 이기는 길 외에는 방도가 달리 없다는 사실을 깨달읍시다. <大 레오>

오랜만에 서울에 갈 때면, 제 얼굴에 먼지가 달라붙고 있다는 것을 촉감으로 느낄 때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돌아와 세안을 하거나 하얀 옷에 검숭한 것이 묻어 있는 것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는데, 좋은 공기 마신다 소리 들으며 몇 년째 시골 생활을 하고 있는 요즘에는 그것이 촉감에 머물지 않고 혹여 살갗에 스며들지나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싸늘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예전엔 이런 경험 후에 "우리가 세상에 속한 사람이면 이처럼 죄악에 무뎌진다"는 신앙적 의미를 말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더 큰 죄악이라면 나 자신이 그런 싸늘한 마음에 언제나 공조하고 있다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내가 몰고 다니는 차의 매연으로 인해 피조물이 압박감으로 신음하고 있는데도, 그런 점에는 도통 무감각했으면서도 단지 나만의 ‘청정 환경’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입니다. 일전에 이현주 목사님을 모시고 세미나를 할 때에 “차량 배기통이 차 안이 아니라 세상을 향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인류의 크나 큰 죄악을 상징하고 있다”고 하신 것처럼, 역사 이래로 후안무치厚顔無恥는 다양한 모습으로 수물거리면서 인간의 모든 부분들을 잠식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모든 것을 남 탓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세상의 악은 싹을 피웁니다. 나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서 소중한 가치를 쉬이 버리는 내 모습에서 세상의 악은 뿌리를 뻗습니다. 그런 내 모습에 망각의 필터를 고정시키고 섣부른 교훈으로 만족하는 내 모습에서 세상의 악은 열매를 맺습니다.

내 마음 닦기를 게을리 하면서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맑은 마음에서 비롯됨을 깨닫습니다. 내 마음을 닦아 비우고, 오직 하나님께서 내 마음 속에 들어오시기를 오늘도 간구합니다. <200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