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ual Writing2(2004-2007)

大 레오의 사순절 설교 묵상-17 "도덕적 권고의 의미"

Povi-Enuh 2012. 3. 22. 05:11
大 레오의 사순절 설교 묵상-17
도적적 권고의 의미


우리 각자의 양심이 밝혀지지 않으리라는 망상을 자신에게 주입시켜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비밀스런 장소나 벽으로 온통 둘러싸여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온 세상을 동시에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의 눈길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과거의 행동이나 생각뿐만 아니라 미래의 행동이나 생각까지도 알고 계십니다. 최고 판관이신 하나님의 인식이 이러하니 그분의 시선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분은 견고한 것이라도 모두 꿰뚫어보시며, 비밀스런 것이라도 모두 밝혀내십니다. 그분에게는 어두운 것들이 빛을 발하며, 말할 줄 모르는 것들도 대답하며, 침묵을 지키는 것들도 고백하고, 정신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서도 말합니다. <大 레오>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입니다. 진정한 상호신뢰 속에서 나누는 사귐은 무엇을 꺼내 놓지 않더라도 눈빛 하나로 가슴빛을 읽어내는 통교通交입니다. 이러한 사귐은 혼탁함을 나누기도 하고 마음에서 솟구치는 기쁨을 나누기도 하며, 때로는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허물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 다시 말하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내보일 수 있는 마음이며,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의 모습을 수용할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합니다. ‘상호-신뢰’라고 말한바, ‘신뢰’란 본질적으로 ‘상호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호신뢰가 없는 관계는 서로간의 이익과 필요에 의해 상대를 평가할 뿐, 그/녀와 마음을 나누거나 진솔한 언어로 삶을 공유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호라시오Horacio 의 오랜 유럽 격언처럼 우리가 자기의 성질을 배제하면 할수록, 그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간 사이에도 이러할진데, 하나님과의 관계라면 어떠하겠습니까?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생각의 선線을, 그리고 마음의 선을 긋고 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각의 선’
이란 하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우리의 이성적 충동을 의미하는 것이며, ‘마음의 선’ 이란 하나님을 받아들인다 해도 그분을 내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외면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행이 생각의 선을 지운 삶일지라도, 마음의 선이 진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면 ‘친밀한 하나님 경험’ 대신에, 밖에 계신 ‘특별한 하나님 경험’으로만 만족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자신보다도 더 가까이
우리 안에 계십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은 고대 황제나, 신화적 신들을 떠받들 듯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마음의 선을 넘어 우리 안에 들어오신 하나님을 받들고, 그와의 친밀한 사랑김이 내뿜어지는 것에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간에 그리고 부부사이에 있어서 맹목적으로 도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매우 예외적이고 극단적인 문제인 것처럼, 하나님을 두려워 하라는 성서의 가르침은, 그리고 大 레오의 가르침은 단순한 도덕적 권고를 뛰어 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의심과 불안과 지기 확신이 없는 우리의 조각난 마음을 맞추고자 이미 선을 넘어오신 그분을 맞아들이라는 영적 권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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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진노와 권능을 나타내시기를 원하시면서도
당장 부수어 버려야 할 진노의 그릇을 부수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참아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자비의 그릇에 베푸실
당신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보여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 자비의 그릇은 후에 영광을 주시려고 하나님께서 미리 만드신 것인데,
그 자비의 그릇은 바로 우리 들입니다.
[로마서 9장22-2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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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