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ual Writing2(2004-2007)

온유한 사람들

Povi-Enuh 2012. 3. 22. 06:43

온유한 사람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지각과 상상력에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시기 위한 상징적 표상들을 선택하고자 하셨을 때 비둘기와 어린양 두 가지를 택하셨는데 그 둘은 결국 하나닙니다. 비둘기는 성령의 활기, 부드러움, 생동력을 나타내고 어린양은 거룩한 희생물이신 그리스도의 온유, 보잘 것 없음, 겸손을 상징합니다. 자신을 술수에 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로 사자나 그와 유사한 동물을 택합니다. 그런 사람은 어리석게도 무분별한 폭력이 이 땅을 좀더 빨리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수천 년 동안 이 땅을 그런 식으로 정복하려 하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격 깃발들 위에 수놓은 사자나 호랑이나 뱀에 대해 똑같은 지향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또 다른 사자, 호랑이, 뱀들이 맞서게 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전투가 벌어진 날 저녁, 폭력을 앞세운 양쪽 진영이 피로 물든 호숫가에서, 무수히 파괴된 산 속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심한 상처들을 싸매고 나면 잠시 그 크나큰 두려움을 잊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깃발들 위의 사자를 더 포악한 일그러진 얼굴로 장식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좋은 기회가 와서 우리 편이 승리하여 진짜 영원한 우리의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과연 이 위험한 놀이가 ‘미쳤다. 모두가 미쳤다’라는 한 마디로 밖에는 정당화될 수 없는 무의미한 놀이가 아닙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예수님께서 내게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면, 나는 땅을 온유함으로 차지해야 합니다.  - 까를로 까레또 -


우리 마음의 폭력성은 우리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불쑥 튀어나오곤 합니다. 이는 우리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무의식이 외적 조건과 결탁하는 순간 저절로 튀어 나오는 것입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는 자비와 평화, 그리고 용서가 있고, 또한 누구나 마음 속에는 증오와 전쟁과 복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안에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마음이 획일적이지 않고 살아 있는 것임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상처를 받을 수도, 또한 상처를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자기-통제적 인간으로, 또한 자기-결단적 인간으로서 우리는 살아 있는 우리 자신의 영혼을 항해하는 가운데 단순한 매뉴얼에 매여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지를 이우려 달려드는 세찬 파도에 맞설 수 있는
영적 자생력
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고귀한 가치들은 잠재워 두고 자신의 외적 욕심에 부합하는 내면성에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섣부른 가치를 외적 세계속에 풀어 놓고자 하는 나머지, 그것이 위험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을 예감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을 들여다 보면서 양쪽 진영을 감싸 안을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주실 땅을 기업으로 받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온유한 사람들입니다.
“복되어라 온유한 사람들아!”
하셨던 주님의 마음, 그것은 맹목적인 선의로 무장하여 만족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즘생스런 자신의 폭압성을 처연한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들이 온유한 사람들입니다.<200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