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4.29

집 앞 허름한 폐가에서
6학년 쯤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술에 취해서 쓰러져 있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그 아이가 어찌해서 이 지경에 이른 건지.

사람을 불러 그 아이의 신원을 알아내고,
차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 주고 오는 길,
내내 마음이 허하고 복잡해진다.

입에 거품을 물고 짐승처럼 누워있던 그 아이.

내 아이가 이랬다면,
내 아이가 그랬다면,
내 아이가 저랬다면.......

허하고 복잡한 정도가 아니겠지.
한낱 지시 대명사 '이/그/저'로 설명될 수 없는,
그건 곧 내게 죽음과도 같은 고통과 아픔이었겠지.



잠깐 스치듯 생겼다 마는 값싼 연민과,
그 마음에 익숙해져가는 내 모습.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좀 나아질 것인지,
아니면 이 굳은 맘 더 공고해질 것인지.




호피의 아이들 (위의 글과는 무관한 사진)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