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 레오의 사순절 설교 묵상-2
"금식에 관하여"


성스런 역사가 말해주듯이, 옛적에 히브리 백성과 이스라엘의 모든 부족은 그들이 저지른 죄악들 때문에 블레셋인들의 가혹한 지배를 받고 있었을 때, 영혼과 육신의 힘을 회복하게 하는 단식을 함으로써 적군들을 무찌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들은 가혹하고 비참한 종살이가 하나님의 계명을 소홀히 하고 타락한 생활을 하였기 때문이라는 사실과, 먼저 악습들을 쳐 이기지 않고서는 무기를 들고 싸운들 헛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음식과 음료를 절제하면서 자신들에게 참회의 엄한 벌을 가했습니다. 그들은 적들을 쳐 이기기 위해 먼저 목의 유혹을 그들 안에서 쳐 이겼습니다. 이렇게 해서 포악한 적군이며 가혹한 지배자들은
배부른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지배하고 있는 굶주린 히브리인들 앞에서 도망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大 레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말할 때가 있으면 침묵할 때가 있고, 함께 어울릴 때가 있으면 홀로 고독할 때도 있습니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대부분의 곤충과 동물들은 동면冬眠이나 하면夏眠과 같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먹이 부족에 적응하기 위한 비활동 기간을 겪는다고 말한 것처럼 먹을 때가 있으면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초대교인들은 사순절에 금식을 하였습니다. 그들이 금식하며 기도하는 것은
'먹지 않는 행위' 자체 보다 '먹지 못하는 마음'
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금식 하는 것이 고행하는 것과 다른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고행의 종교가 아니라 기쁨과 희락의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분명히 금식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께서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상가喪家의 상주의 마음처럼 먹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때입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의 고난과 겸손을 생각하는 사순절에 하는 금식은 ‘먹지 않는 행위’에는 큰 의미가 없다하더라도 그 행위자의 마음 상태를 맑게 해주며, 이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그릇을 준비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금식하는 것이 자랑이나 그 어떠한 것 때문이 아니라 트미한 속사람에서 호연한 속사람으로의 과정을 보는 시간임과 동시에 먹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보도록 허락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훗날의 영광을 기약합니다. 그것은 세속에 머물면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고, 세속을 따르지 않고, 도리어 세속에 초연하여 변화시킬 수 있는 도약을 위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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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리가 속된 세상에서 살고 있기는 하지만
속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세속의 무기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견고한 성이라도 무너뜨릴 수 있는
하나님의 강한 무기를 가지고 싸우는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10장 3-4절)
<20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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